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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cumentaries15

다큐멘터리 Dick Johnson Is Dead: 딕 존슨이 죽었습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허망했다. 살아온 인생도 길고 아파서 병원에서 고생하신 날들도 많은데 어쩜 죽음은 그렇게 한순간에 찾아오고 장례는 속전속결 모두가 같은 시간과 절차를 밟아 쏜살같이 진행될까 싶어서. 장례식이 끝난 다음날 이른 아침에 회사에 출근해 밀린 업무를 처리하던 내 모습은 또 얼마나 어처구니가 없던지. 일상은 계속되고 나는 그것에 아무 저항도 하지 못하고 따라가야 한다는 게 무서울 지경이었다. 한편으로는 우리가 게을렀구나! 싶기도 했다. 언젠가 반드시 마주할 일이란 걸 모든 가족이 알았지만 병원치료에만 몰두했을 뿐. 할머니의 정신이 온전히 남아있을 때 할머니와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할머니의 삶을 더 잘 보존, 기억하는 우리만의 방법을 고민하는 데에는 시간을 쓰지 않았다는 걸.   Dic.. 2024. 11. 14.
다큐멘터리 Camera Person: 그녀의 시선이 향한 곳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 각종 영상물에서 카메라는 곧 감독의 시선이자 시청자의 시선을 대신한다. 그리고 촬영된 수많은 푸티지 중에서 일부만이 선택되고 재가공 돼 시청자에게 닿는다. 무엇을 언제 얼마나 어떻게 찍느냐, 왜 찍느냐, 그리고 촬영된 것 중 어떤 것만을 쓰느냐의 모든 의사결정 과정에는 의도가 있다. 나아가, 제작자의 가치관과 대상을 대하는 태도를 엿보는 중요한 수단이기도. Camera Person (2016)Director: Kirsten Johnson다큐멘터리 Camera Person은 다양한 작품에서 카메라 감독으로 활약한 Kirsten Johnson이 수년간 촬영한 푸지티들을 엮어 만든 작품이다. 그녀가 자신의 카메라와 함께 누빈 세상 구석구석과 그 안의 상처받은 사람들, 부조리한 일.. 2024. 11. 13.
다큐멘터리 Fire of Love: 화산을 사랑한 두 소울메이트 누군가가 특정 대상에 남들과는 현저히 차이나는 엄청난 열정을 쏟을 때. 관점에 따라서 그 사람은 답도 없이 무모한 짓을 하는 이해할 수 없는 괴짜다. 혹은 그냥 내 알 바 아닐 수도 있고. 애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별 거 없는 일상을 재미있게 꾸려가는구나 싶어 응원하기도 한다. 선구안이 있다면, '흠.. 얘 하는 짓이 심상치 않군 언젠가 이 분야의 선구자가 되겠구나' 생각할지도. 인생의 소울메이트는 여기서 결정되는 것 같다. 열에 아홉이 그거 왜 해? 무슨 쓸모가 있어? 그게 돈이 돼? 그거 위험해! 와 같은 염려, 은근한 반대, 잔소리 등을 쏟아부을 때, 조용히 내가 하는 일에 별 말 얹지 않고 그저 지켜봐 주고, 토닥여 주고, 밀어주고, 가끔은 쉬라고 끌어내려주고, '네가 좋음 됐지 뭐'하며 시큰둥.. 2024.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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