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 가끔 누가 들어와서 보긴 보나 싶을 때도 있지만… 정보 모음 글도 써 봄. 써 봅니다. 실은 경험 공유에 가깝죠. 어미를 뭘로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한국에서 아이슬란드 여행 떠나기 결심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 멀고 또 멀고 비싸고 진짜 비싸고. 퇴사한 게 아니면 길게 휴가 쓰기 쉽지 않은 한국이니까 더더욱. 그리고, 난 그냥 다녀서 몰랐는데, 여성분들 중에 혼자 해외여행하는 것에 호기심이 있지만 두려움이 큰 분들이 꽤 있더라…! 그래서 꼭 ‘여자 혼자 (국가이름) 여행’ 검색해 보고 그러던디… 내가 보고 온 좋은 거 다른 여성분들도 많이 누렸으면 좋겠어서 씁니다. 호스텔에서 만난 다른 여성 여행자들도 하나같이 입모아 얘기했어요. 여자 혼자서도 큰 안전 염려 없이 여행하기 좋은 곳이라고. 물론 비쌉니다만!
날씨와 옷차림 (10월 중순 기준)
머무는 기간 중 레이캬비크 날씨: 영하로 내려간 적 없음. 옷차림으로 설명하겠어요. 청바지, 얇은 긴팔티+맨투맨, 숏패딩으로 다니는데 춥지 않고 덥지도 않았음. 개인차 있고요, 현지 사람들이 이번주 날씨가 유독 좋다고 했음.
투어 할 때 날씨: 가늠 불가능. 바람 때문에 체감온도 -8 인 적도 있음. 비 오다가 해 뜨고 강풍 불고 난리임. 투어 할 때 나의 옷차림은 청바지, 얇은 긴팔티+맨투맨, 숏패딩, 비바람막이(우비 말고 방수되는 아웃도어 자켓), 비니, 목도리 조합.
추위가 걱정된다면?
히트텍 의류나 기모레깅스 챙겨가서 바지 안에 하나 더 입는 것도 좋겠어요
통 넓은 바지는 비 오면 젖기 쉽고, 바람 숭숭 들어오니 비추
투어 때 스키바지 같은 거 입으신 분도 꽤 봄
마트에서 파는 손장갑도 4-5만 원 하니까 장갑을 챙겨 오면 손이 떨어져 나가는 게 아닌가 싶은 기분은 덜할 듯
롱패딩 비추, 이유는 버스에서 차지하는 부피가 크고, 많이 걸을 때 다리에 걸리적 거림, 다니는 투어가 얼음동굴 어쩌구 그런 것이라면 더 불편하지 않을까 싶음?
케플라비크 공항에서 레이캬비크 가기
차를 렌트한 것이 아니라면 방법은 버스 타기 뿐이다!
성수기에 가는 게 아니면 미리 예약할 필요 없어 보인다. 나는 입국장을 나오자마자 보이는 버스 카운터 키오스크에서 티켓을 샀다. 날짜만 고를 수 있고 시간은 나와있지 않다. 온라인 예매도 물론 가능. 회사는 단 하나뿐이다… (Flybus Airport Transfer)
표를 사서 버스 타는 곳 표시를 따라가면 주차장이다. 하얀색 바탕에 flybus라고 쓰여 있는 대형버스가 대기 중이다. 검표원이 차 안이나 문 앞에서 티켓을 확인한다. 출발시각은… 사람이 어느 정도 찼을 때인 것 같다. (그럴 리가…? 매시 몇 분에 출발하는 게 있겠지만 정보는 못 찾았고 그냥 버스 타서 안에서 좀 기다렸다) 버스 안에 USB포트가 있어 핸드폰 충전이 가능하다.
버스의 루트: 케플라비크 국제공항 > (가는 길에 근처 호텔에 내리는 손님 있음) > 레이캬비크 BSI bus terminal (소요시간 45분)
티켓을 살 때 호텔 바로 앞에 내려주는 옵션을 선택했다면, 버스 터미널에서 작은 버스로 갈아타면 된다. 나는 버스터미널에 내려서 숙소까지 구경도 할 겸, 30분 좀 안되게 걸었다. 백팩 하나 매고 온 거라 별 무리 없이 왔다.
반대로, 아이슬란드를 떠날 때는 공항에 아침 6시까지 가야 했는데, 숙소에서 버스 터미널까지 어두운 새벽에 걷기는 좀 그래서 호텔 앞 픽업-버스터미널에서 공항 가는 버스로 갈아탐-공항도착 서비스를 이용했다.
Get Your Guide에서 이 버스 서비스를 예매할 때, ‘Starting time’을 골라야 한다. 설명을 자세히 읽어보면 그건 BSI bus terminal에서 공항으로 출발하는 시각이다. 호텔 픽업-버스터미널에서 공항버스로 갈아타기-공항도착 옵션을 선택했다면, 호텔 앞에 고른 시간보다 30분 정도 일찍 나와 대기하고 있으면 된다. 이건 컨펌 알림이나 메일이 온다.
예시) 호텔 픽업-공항 이동 서비스. 시작 시간 오전 7시 30분 선택한 경우
7시 호텔 앞 대기, 픽업 버스 타기, 탈 때 기사가 이름 확인하고 show/no show 체크함
7시 30분 전에 BSI bus termninal 도착 - 공항버스로 갈아탐
7시 30분에 공항으로 출발, 공항까지 45분 소요
나는 처음에 4:30을 골랐다가, 체크인할 짐이 없고 출국이다 보니 공항에 너무 일찍 갈 필요도 없는 것 같아서 시간을 바꿨다. 5:30으로 바꿔달라고 문의했고, 바로 처리해 줬고, 여전히 내 티켓에는 4:30이라고 쓰여 있었지만 버스 기사가 표를 확인할 때 전혀 문제 되지 않았다. 날짜만 맞으면 되는 거였나 보다.
레이캬비크 혼밥 식당
그냥 레스토랑인데 혼밥 식당이라고 이름 붙이니까 뭐 있어 보이지만. 그냥 내가 혼자 가서 먹는 데 눈치 안 받고 잘 먹고 나온 곳들이다. 짧은 관찰이지만, 대체로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관광객에게 적당히 무심하고 적절히 친절한 것 같다.
아이슬란드에 왔으니 먹을 법한 것들을 먹었는데요: 양고기, 생선, 수프, 버거 같은 것들입죠. 버거는 원래 안 즐겨서 먹지 않음.
Old Iceland 생선요리: Artic Charr 구이를 먹었습니다. 문 열 때 갔어요.
Svarta Kaffið 미트 수프: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를 고를 수 있음. 미트 수프나 야채수프 둘 밖에 없기 때문
Skál! 소고기 스테이크: 너무… 너무 맛있던데…?
Hlemmur Mathöll 안의 베트남 쌀국수: 스나이펠스네스 반도 투어 후. 하루 종일 초강풍에 몸을 못 가눌 정도라 녹초 상태였는데 뜨끈한 국물 먹고 단전까지 기를 채움. 푸드 홀 안에 있는 작은 가게. 두 여성분이 운영하더라고요.
Thai Kitchen: 인생 똠얌꿍을 아이슬란드에서 만나다니. 그리고 양이 압도적으로 많음.
주방에 태국 여성분들이 가득합니다. 태국어만 들려요. 솜땀 먹겠다고 하니까 매운데 괜찮겠냐 그래서 나 한국인인데 잘 먹는다고 했어요 제가 잘 먹는 모습을 보고 굉장히 흐뭇해하심. 냉장고에 한국 소주 있었어요.
Sweet Aurora Reykjavik: 맛있는 디저트를 먹고 싶다면 이곳도 좋은 선택이 되리라 봅니다. 현지 신문에도 실렸었던 것으로 보이는 여성 파티쉐리가 운영합니다 저는 여기서 케이크 두 개와 핫초코 하나를 조지며(...) 여행 일기를 야무지게 썼어요
아이슬란드 버스 투어 이용하기
여자 혼자. 차 렌트해서. 아이슬란드 곳곳을 누벼. 월터 미티처럼 루트 93 달려. ㅎ ㅏ.. 미쳐버린다 멋있음이 폭발해… 하지만 나는 파주 운전면허 학원에서 도로주행 n시간 한 게 전부인, 면허 따자마자 장롱면허를 소지하게 된 도로 위의 시한폭탄! 문제 상황 대처 경험 전무해서 능력 유무 판단 불가. 아이슬란드의 가끔은 괴랄한… 날씨에 당황하지 않을 자신 없음.
하지만 아이슬란드 자연을 최대한 빠짐없이 경험해보고 싶다? 남은 건 버스 투어뿐이었다.
레이캬비크에서 출발해서 나를 안전히 여기저기 실어다 주고, 차 안에서는 가이드가 설명을 줄줄이 가끔 개그도 쳐주고 여행 꿀팁도 주고 아이슬란드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정보도 주는!
투어 예약은 여러 방법으로 가능하다.
- 아이슬란드에서 머무를 숙소에서 직접 연결해 주는 곳
- Tripadvisor 트립어드바이저 검색
- Get Your Guide 겟유어가이드 검색
- Guide to Iceland 가이드 투 아이슬란드 홈페이지 등...
하지만 가장 아이슬란드 현지 경제에 도움이 되는 건 플랫폼을 통하지 않고 투어 회사 홈페이지 통해서 직접 예약하는 것(이라고 가이드가 부탁함)
투어 상품은 어느 플랫폼을 통하나 다 거기서 거기다.
갈 곳들은 정해져 있다. 본인이 쓰기 편한 플랫폼 이용하면 되고, 가격도 한국돈으로 1-3만 원 차이다. 아무 데나 편한 곳으로.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 후기는 그래도 좀 잘 읽어보고…
나는 Get Your Guide를 이용했는데, 새로 가입하니까 앱에서 쓸 수 있는 10퍼센트 할인 쿠폰을 주길래 아래 네 가지 투어를 한 번에 예약/결제할 때 썼다. (https://www.getyourguide.com)
내가 했던 투어들 (회사는 BusTravel Iceland) (https://bustravel.is/)
*가이드가 회사 홈페이지에서 직접 예약할 때 쓸 수 있는 할인 코드라고 알려준 것: MATT10 저는 안 써봤는데 결제할 때 입력 해보세요. 되면 되고 안 되면 말고.
- 골든서클투어(굴포스, 게이시르 등)
- 남부 해안(블랙샌드비치, 어쩌구저쩌구 폭포 등)
- 스나이펠스네스반도(아이슬란드 서부)
- 레이캬비크 오로라 헌팅(구름이 많이 껴서 투어 회사가 취소함, 여행 기간 내에 못 보게 되어서 전액환불요청하니 스무쓰하게 처리해 줌)
모두 One day 투어였다. 짧으면 3-4시간(오로라 헌팅), 길면 12시간(스나이펠스네스)까지 걸렸다. 보통 아침 8시나 9시 집합. 내 경험에만 따르자면 기념품 가게에 내려주는 일 없이, 오로지 보기로 한 곳들만 감. 레이캬비크 벗어날 때 휴게소에서 화장실 가고 간단한 주전부리 사 먹으라고 시간 잠깐 줌 + 점심시간 따로 주는 투어도 있음. 원데이 투어 말고, 2-3일짜리도 있는 것 같고. 빙하 걷기라든지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는 게 많더구만.
solo traveler라고 주눅 들 필요 없다. 전 세계에서 혼자 여행온 여자들이 투어 중 버스 짝꿍이 되어준다. 물론 먼저 다가와주면 땡큐고 내가 먼저 다가가도 좋고. 사람이 싫어서 아이슬란드 자연 보러 온 것이라면 영어 못하는 척하고 입 다물고 고요히 즐겨도 된다. 아무도 뭐라 안 함. 나는 하루는 스위스에서 온 57세 여성분이랑 짝꿍하고 서로 사진 찍어주고 버스에서 얘기 좀 하면서 다녔고, 하루는 버스에서는 혼자 앉았는데 뒷자리 미국 여성 둘이 사진을 자주 찍어줬고, 하루는 옆자리에 앉은 인도인으로 추정되는 여성분과 말 한마디 안 나누고 다녔다. 친화력이 좋다면 가이드 가까이 앉거나, 스팟마다 버스가 내려줄 때 가이드랑 말 좀 터도 되고. 난 해당 사항 없음;
마지막으로, 어떤 투어를 언제 할까 고민한다면 골든 서클 투어를 먼저 하시고 (가장 많이 가는, 가장 유명한, 가장 기본 코스. 가이드로부터 아이슬란드 전반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음. 가이드 바이 가이드 이긴 하겠습니다만)
시간이 없어서 단 하나의 투어만 더 할 수 있다면 저는 스나이펠스네스 반도 투어를 추천합니다… 진짜 야생임 그 바닷가들의 강풍과 산맥들은 찐 날것입니다 강풍 때문에 내가 멀쩡하게 나온 사진을 찍기는 어려우나 아 자연은 크고 난 그냥 암 것도 아니구나 싶은 경험을 하기에 최적이라고 생각혀요.
오로라는 보면 좋은 거고, 못 보면 그건 당신 사주에 운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냥 때가 안 맞았을 뿐인 겁니다. 한 번은 가이드가 “오로라 투어는 사람들이 오로라를 못 봐도 울고, 봐도 울어서 참 요상하다”고 했었는데. 저는 왜인지 미련이 하나도 안 남았어요, 다음에 또 와서 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생각한 정도?
쇼핑
숙소에서 먹을 것 사는 정도의 장보기는 BONUS 마트 이용을 추천합니다
혹시나. 난 한국 스킨케어 제품이 참 좋다고 생각하지만 아이슬란드에서 만든 천연자원 어쩌구로 만든 제품에 관심이 있다면… 레이캬비크 다운타운 돌아다니면서 사지 말고, 출국할 때 공항 면세점에서 사기를 바랍니다. 저는 친구 선물용으로 여행 마지막날 다운타운에서 Bath Salt를 샀는데, 공항 면세점에서 1만 원 싸게 팔고 있었습니다… 특히 화장품은 출국 시 공항 면세에서!
그리고 아이슬란드에는 폴라베어가 없는데 기념품샵에는 곰인형을 팔더구만.
호스텔 여성전용실
내가 머무른 곳은 Kex Hostel
위치: 워낙 크고 오래된 곳이라 현지인들도 잘 알고, 버스 픽업/드롭도 잘해주는 곳. 위치도 다운타운과 매우 가깝고, 앞에는 바로 해변.
여성 전용 6인 도미토리: Booking.com 통해서 예약했는데, 후기에 자꾸 각 침대 머리맡에 콘센트가 없어서 불편했다는 얘기가 있었다… 아니 그건 재앙 아니오. 하지만 다녀와보니, 1층 침대일 경우에는 커튼도 있고, 각 침대마다 콘센트 잘 있음.
다만, 큰 캐리어를 가져오면 좀 불편할 것 같긴 함. 내가 머무른 방에는 캐비닛이 있어서 백팩, 쇼핑백 등을 놓기는 좋았는데, 캐리어였다면 1층 침대 아래에 밀어 넣거나…
다들 투어 다녀와서 자거나, 늦잠 자거나, 수다 떨거나 그러기에 바쁘지 남의 짐에는 신경을 안 쓴다. 캐비닛에 자물쇠를 걸 수가 없었는데, 도난 사고 없었음.
무엇보다 침구가 굉장히…. 좋았다… 물론 힐튼호텔 침대가 압도적으로 좋겠지만. 매트리스가 라텍스 또는 메모리폼인가 봐. 꿀잠 잠… 투어가 고단하고 밖에서 아이슬란드 칼바람 하루종일 맞고 들어와서 그랬을 확률이 높긴 하다.
화장실: 각 층에 1인 사용 샤워기+변기 조합 화장실 대여섯 개(남녀구분 없음), 변기만 있는 화장실 하나(남녀구분), 헤어드라이기 놓인 세면실 하나(남녀구분)가 있다. 아침 6시나 7시에 일어나서 샤워 싹 하고 투어 나가고, 저녁 7시나 늦으면 10시에 돌아와 씻었는데, 단 한 번도 화장실 눈치게임을 한 적이 없다… 다들 안 씻나? 성수기가 아니었다는 점을 감안해 주셔야 함.
부엌: 난 요리를 안 했고, 물 떠먹고(수돗물), 물 끓여 먹는 용으로만 썼다. 마트에서 산 요거트(Skyre 스키르) 떠먹을 숟가락 쓰는 정도.
체크인: 오후 3시. 얼리 체크인이 안된다고 생각하는 게 속 편하다. 나는 1시 30분쯤 도착했는데, 청소 중이라서 체크인 안 된다고 하더라고. 소파에서 대기했다. 짐이 많은 게 아니면 공항 내려서 숙소 체크인 하기 전에 간단히 한 군데 돌아보고 와도 될 듯…
기타
한국과 콘센트 구멍이 같습니다. 변환플러그가 필요 없어요.
현지 유심을 사려면 공항에서 알아보거나 레이캬비크 시내 안에서는 What's On in Reykjavík - Tourist Information Iceland 이곳을 방문해 보시는 것도 좋겠어요. 저는 영국서 로밍을 신청해 갔는데 안 터져서, 여기서 유심을 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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