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기 위해서 자신의 고향을 떠나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1950년-1980년 사이에 중국에서 도망치고자 거센 바다를 작은 뗏목과 수영으로 건너 홍콩에 다다른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가, 2019-2020년에는 홍콩 민주화운동의 한가운데에 있는 손주 세대가.
Freedom Swimmer (2021)
감독: Olivia Martin-McGuire
빛나는 스토리텔링. 15분 내내 이야기가 얼마나 촘촘히 엮여 있는지 눈을 뗄 수가 없다. 총 세 종류의 소스(애니메이션, 아카이브, 새로이 촬영된 것)가 작품을 채우고 있는데, 각자 따로 놀지 않고 상호 보완해 주는 관계로 작동한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연출과 재연의 방식도 인상적이다. 헉! 하면서 남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13분 30초부터다. 집에서 편안하게 앉아 '그런 일이, 이런 일을 겪는 사람들이 있었군...' 하고 복잡한 생각에 빠져들고 있던 시청자를 단번에 환기 또는 각성시키는 구간. 지구 어딘가의 누군가에게는 살아남기 위해 집을 떠나야 하는 일이 '현실'이라는 공포의 감각을 밀어 넣는 지점이다.
728x90
반응형
'documentari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큐멘터리 Fire of Love: 화산을 사랑한 두 소울메이트 (0) | 2024.11.12 |
---|---|
다큐멘터리 A Love Song For Latasha: 빛났고, 여전히 빛나는 너를 기억해 (0) | 2024.11.11 |
다큐멘터리 Ain't no time for women: 선거날 동네 미용실에서는 무슨일이 있었나 (0) | 2024.10.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