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 books에서 펴낸 <우리가 사랑한 얼굴들>
'우리가' 사랑한다고 하지만 정작 독자인 나는 세상에 존재할 것이라 상상도 해보지 않은 사람들의 인터뷰집이다.
오직 인터뷰어 신유진과 Martin Mallet만 아는 프랑스 사람들 아홉 명의 대화가 이어진다.
그래서 처음엔 낯설다, 이 책 읽어서 무얼 하나 싶은 마음도 살짝 생긴다.
그러나 책을 다 읽고 나면 세르지, 카티, 이리아, 마뉘, 퀴퀴, 멜리사, 멜라니, 장이브, 제롬의 안부가 궁금하다.
여전히 건강히 잘 지내고 있나요? 당신의 이야기를 또 듣고 싶네요.
"모든 사람은 커다랗고 고유하다"라는 인터뷰어들의 말처럼 아홉 프랑스인, 아니, 그냥 아홉 사람의 커다랗고 고유한 삶의 흔적을 살피다 보면 내가 아직, 혹은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영역에까지 가 닿을 수 있다.
"삶은 이야기가 아니다. 해피도 있고 새드도 있지만 엔딩은 없다. 죽음은 엔딩이 아니다. 기억은 죽음의 마침표를 말줄임표로 바꾸어 버린다. 점 여섯 개가 찍힌 그곳
에서 말은 다시 가능성을 품는다. 입에서 입을 타고, 삶에서 또 다른 삶으로 옮겨가는 일을 꿈꾼다. 삶은 이야기보다 말에 가깝다. 나의 말의 끝은 너의 말의 시작이
고, 너의 말은 내게 와서 나의 말이 된다. 말에는 완전한 완성이 없다. 말은 바뀐다. 말은 이어진다. 말은 변한다. 말은 계속된다."
아홉 사람의 말은 신유진과 Martin Mallet의 질문, 기록, 번역을 거쳐 나에게까지 닿아 생각의 씨앗을 뿌려주었다.
그리고 이렇게 내가 또 다른이에게 이들의 말을 전한다, 말은 계속된다.
notes
우리가 사랑한 얼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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